[특집 좌담: 북한이 가는 길] ① “체제 불안에 한국과 완전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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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4년을 마감하고, 2025년을 맞이하면서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RFA 특집 좌담: 북한이 가는 길], 오늘 진행을 맞은 노정민입니다. 이 시간에 두 분을 동시에 연결했습니다.

우선 북한 내부 소식을 전하는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 나와주셨고요.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출신인 리정호 ‘코리아번영개발센터’ 대표도 나와주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이시마루 대표는 지금도 북한 내부 소식을 계속 취재하시기 때문에 북한 뉴스를 누구보다도 가장 빨리, 또 정확하게 아십니다. 또 리정호 대표는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정권을 다 경험하셨고,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출신으로서 북한 체제와 정책을 잘 분석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그래서 오늘 좌담이 기대되는데요.

두 분을 통해 북한 사회가 현주소를 짚어보고, 북한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올해 가장 큰 북한 뉴스는 ‘한국 적대시 정책’과 ‘러시아 파병’”

[진행자]우선 본격적인 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2024년 북한에 대한 두 분의 총평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올해도 북한에서 여러 가지 사건, 사고가 많았는데요. 우선 이시마루 대표님, 올해 누구보다도 북한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셨고, 취재하신 분으로서 북한을 어떻게 총평하십니까?

[이시마루 지로] 네.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 분석하면요. 경제적 혼란이 심각합니다. 또 국제적인 과제도 많고,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하면서 러시아와 관계를 심화하는 것에 큰 성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생각했을 때,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는 플러스가 많은 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진행자]리정호 대표님은 올해를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리정호]저는 북한이 올해도 군사력에 집중하고 국제적 고립이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극에 달했던 한 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우라늄 농축 시설을 방문했고, 핵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군사력 강화 측면에서 고체 연료 기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찰 위성, 다종의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면서 군사력을 과시했습니다. 또 러시아에 많은 무기와 탄약을 지원했고, 약 1만 2천 명의 병력까지 파병했습니다. 이런 걸 보면 김정은이 국가의 번영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보다는 자신의 체제 안정을 위해서 군사력 증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만약 이런 자금을 식량 확보에 사용한다면, 지금처럼 북한 주민이 굶주림과 고통에 시달리는 현상은 극복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전선 지역에 철책을 설치하는 북한군
전선 지역에 철책을 설치하는 북한군 전선 지역에 철책을 설치하는 북한군 (연합)

[진행자]제가 오늘 좌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두 분께 사전 질문을 드렸는데요. '올해 북한에서 일어난 가장 큰 뉴스, 또는 중요한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냐'라고 질문에, 두 분이 똑같이 답변하신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 '통일 지우기 노력'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꼽으셨는데요. 북한이 헌법 개정을 통해 대한민국을 별도의 국가라고 선포한 것이죠.

리정호 대표님, 왜 이 사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셨나요?

[리정호]김정은이 헌법 개정을 통해 대한민국을 별도의 국가로 선포하고, '한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과 '통일 지우기' 정책을 공식화한 건 한반도의 역사와 민족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아주 중대한 반민족 역사적 사건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한반도는 수천 년 동안 단일 국가와 단일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해 왔죠. 비록 1945년 해방 이후에 분단됐지만, 민족적, 역사적, 문화적 동질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동질성과 역사적 정통성을 짓밟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한국을 적대적으로 규정하고, ‘통일’이라는 단어 자체를 소멸한 것은 자신의 체제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봅니다. 그는 북한 주민이 자유롭고 번영한 대한민국을 동경하지 못하도록, 적대국으로 설정하고 폐쇄적인 장벽을 더 높이 쌓으려는 의도를 드러냈습니다. 이는 그가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정체성을 훼손하는 아주 비열한 행위이고, 마땅히 전 민족의 규탄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은, 본심은 어떻든 간에 남북 기본합의서를 통해 ‘자주적 평화 통일’, ‘연방제 통일’,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지향하는 태도를 유지했는데, 김정은은 이런 선대들의 주장과 세습 정권의 정통성마저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네. 김정은은 이미 2023년 말에 '반통일 반민족 선언을 했다', 이렇게 말해도 과언이 아니죠. 여기에다 올해 2024년 1월에도 했는데, '자주적 평화 통일을 목표로 한다'라는 국가 정체성, 기본 이념을 포기했다는 것에 저 역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또 '한국은 같은 민족이 아니다'라고 선포까지 했고요.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되냐'라고 할 때, 역시 협력이든 아니면 대결 국면이든 한국과 관계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 한국의 존재 자체에 대한 무거움을 견디지 못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이라기보다 완전한 단절을 지향하는 '반한(反韓) 정책'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1995년과 1997년, 1998년에 북한을 방문했고, 1990년 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중국에 넘어온 북한 분들 약 1천 명을 인터뷰했는데, 한국에 대한 정보를 정말 잘 모르시더라고요. 그거에 조금 놀랐는데, 과거 김정일 시대부터 경제 협력과 교류, 대립을 반복하면서 대량의 탈북민이 한국에 나가고, 그다음에 대량 정보가 북한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되면서 주민 가운데에는 한국의 지원을 기대하고, 한국을 동경하는 분위기가 많이 커졌고 확산했다고 보고 있어요.

그런 가운데 북한 분들, 그리고 우리 북한 내부 취재 협조자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북한 주민과 군대, 그리고 간부들 사이에서도 ‘이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필요하냐. 대한민국이면 되지 않겠냐’라는 회의가 많이 생겼다고 저는 봅니다. 이런 환경은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유일적 영도 체계를 바탕으로 하는 체제 유지에 매우 큰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기본 이념을 포기하더라도 적대시 정책 정도가 아닌 북한 내에서 한국을 지워버리는 그런 강한 정책을 단행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행자]리정호 대표님, 여기에서 덧붙이실 말씀이 있을까요?

[리정호]그렇습니다. 김정은이 북한의 지도자인데, 사실 우리 한반도가 수천 년 동안 단일 민족으로, 하나의 국가로서 존재해 왔거든요. 그런데 세습 지도자인 김정은이 자기 마음대로 두 개의 국가로 만들어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건 아마도 체제가 그만큼 불안하니까 한국과 이렇게 장벽을 쌓아서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려고 하는 건데, 이건 어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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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 모든 한국 영향력 삭제… 철저한 단절 선택”

[진행자]두 분께서 체제의 불안을 그 배경으로 강조하셨는데, 김정은 정권이 2019년에 코로나 대유행을 계기로 국경을 봉쇄하고 외부 정보, 특히 한국 문화의 유입을 강력히 통제했거든요. 그러면서 '반동문화사상배격법', '평양문화어보호법', '청년교양보장법' 등으로 북한 주민의 말과 사상까지 통제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러한 배경이 지금의 '반통일 정책', '대남 적대시 정책'과 연관이 있다고 보시나요?

[이시마루 지로]당연히 그렇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북한 내에서 한국의 모든 영향력을 치워버려야겠다는 거죠. '안 된다. 한국 드라마 보지 마라', '탈북민이 한국에서 송금하는 것도 받지 말라'는 식으로 계속 통제해 왔는데, 그럼에도 주민과 간부까지 한국 드라마를 계속 보고, 그 영향이 말투에까지 나타났다고 하지 않습니까. 정말 세계적으로도 부끄러운 법인데, 그걸 알면서도 법을 만들어서 (통제)했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극단적인 조치가 없는 한 '반한 정책의 완성이 어렵다'라는 판단이 있어서 그럴 겁니다.

[진행자]리정호 대표께서도 이전에 '북한의 고위 간부들도 한국 드라마 다 보고, 몰래 한국 제품 다 쓴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리정호]네. 그래요. 김정은이 코로나 대유행을 계기로 4~5년 동안 국경을 봉쇄하지 않았습니까. 외부 정보를 차단하는 것은 그만큼 체제가 불안하다는, 그런 극단적 불안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봅니다. 최근에 '반동문화사상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까지 제정해서 개인의 사상과 언어까지 법으로 통제하는 것은, 그 억압 체제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또 이런 것들은 김정은의 권력 유지 불안과 자신감의 결여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고요. 또 북한 체제가 한국보다 우월하다면 무엇이 두려워서 이런 법까지 만들어 통제하겠나, 이는 김정은 스스로 북한 체제가 남한 체제보다 뒤떨어져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인데, 한국 드라마나 K-팝 등 한국 문화가 북한 주민에게 보급되면 자유롭고 번영하는 한국 사회에 대한 동경심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또 세계의 현실을 깨닫게 하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정권은 한국식 표현을 사용하는 것까지도 체제에 대한 반역 행위로 규정하고 처벌합니다. 아까 이시마루 대표께서 말씀하셨듯이 이건 매우 어처구니없는 통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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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파병군 사망 소식 알려지면, 동요와 불만 확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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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빨간 테이프(북한군 식별을 위한 표시)를 두른 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 무인기가 날아오자,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특수작전군(SSO) 텔레그램 공식 계정

[진행자]또 두 분이 공통으로 언급하신 올해 북한의 중대한 사건은, 바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었습니다. 이건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준 사건이고요. 지금도 계속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우선 이시마루 대표님,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최근 북한에서 전해지는 새로운 소식이 있나요?

[이시마루 지로]한국 국정원이 지난 10월 18일,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했다'는 것을 공표했습니다. 바로 직후에 북부 지역에 사는 '아시아프레스' 취재 협조자 5명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5명 다 몰랐어요. 그러니까 러시아에 파병했다는 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정황도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도 계속 조사를 의뢰하니까 조금씩 파병 정보가 확산하고 있는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그 소식이 군대에 아들을 보낸 부모에게서 새어 나왔다는 겁니다. 지금은 벌써 두 달 정도 지났는데요. 이제는 많은 사람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하고 있다거나, 얼마큼 파병됐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주민들이 잘 모르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파병에 대해서 부모들은 당연히 걱정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일반 주민은 ‘지금 러시아와 우호 관계, 동맹 관계가 됐기 때문에 우리가 도움과 지원을 많이 받고, 대신 러시아의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지원해야 하지 않겠냐’라는 반응들이 많았어요. 지금도 그런 분위기입니다.

[진행자]리정호 대표님은 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올해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꼽으셨습니까?

[리정호]러시아 파병 소식이 (북한에서) 공식적으로 보도되지 않았고, 북한 주민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북한군 수뇌부 또는 노동당 고위 간부들은 다 알 겁니다. 왜냐하면, 그 준비 과정이 있기 때문에 다 알 수밖에 없습니다. 또 1만여 명이 갔으니까, 그 가족들이 다 있을 거고, 이와 연관된 간부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게 퍼지게 되는데, 만약에 전쟁터에서 많은 사람이 희생된 소식이 퍼질 경우에는 내부에서 동요와 불만이 확산할 겁니다. 또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불만을 제시하고, 항의하는 그런 현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우크라이나 정보 당국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 국방부도 북한 파병군이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고, 적지 않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했거든요. 또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사상자에 관한 영상도 올라오고 있는데, 이게 북한에 들어가는 것도 시간문제일 거란 말이죠. 만약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북한 내부에서 큰 동요가 있지 않을까요?

[리정호]네. 분명 동요가 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그런데 지금 북한 내부와 정보 소통이 차단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그런 동영상이나 사진이 들어가 퍼질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사상자가 나오면 당연히 언젠가는 부모에게 통보해야 하지 않습니까. 특히 어머니의 입장에서 아들보다 중요한 게 없으니까, 이런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사회적으로 작은 동요가 시작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저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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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포괄·전략적 동반자 조약' 비준서 교환 김정규 북한 외무성 부상(왼쪽)과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지난 4일 모스크바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비준서를 교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주북 러시아 대사관 텔레그램 캡처. (나기성/YNA)

[진행자]그러면서 북러 관계도 올해 상당한 밀착 행보를 보였거든요. 지난 6월에는 평양에서 북러 정상회담도 열렸고요. 북러 관계에 대해 두 분은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리정호]저는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서 군사적 협력을 강화했고, 북한군 파병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맺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북한 정권 역사상 전례 없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북한은 수십 년 만에 러시아와 이런 군사적 협정을 맺었거든요. 이것은 김정은의 절박한 자기 생존 전략이자, 체제 안정을 위한 극단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북한군이 외국의 전쟁터에서 싸우다 사망하는 건, 명분이 없는 희생입니다. 북한군은 과거에 조국 보위를 한다든지, 조국 통일의 성스러운 임무를 수행하다 희생되면 이를 영광스럽게 얘기했는데, 이번에 파병된 병사들이 죽게 되면 북한 주민 입장에서는 이건 숭고한 희생이 아닌 무의미한 희생에 불과합니다.

또 제가 볼 때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단순한 우호 관계를 넘어 두 나라가 서로 전략적 필요에 따라 군사적으로 긴밀하게 재편됐다고 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1980년대 냉전기 이후 북한과 러시아가 이처럼 밀접하게 군사 협력을 재개한 것은 처음입니다.

[이시마루 지로]북한 김정은 정권에 있어 가장 큰 성과는 역시 진영이 다시 부활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1990년 전후에 냉전 구조가 무너지면서 진영 자체가 없어졌습니다. 중국, 러시아도 한국과 수교했고, 국제사회에서 북한 입장에 동조해 주는 나라가 없어졌습니다. 아주 구체적인 사례가 2017년도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러시아와 중국도 찬성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진영이 파괴된 상태에서 매우 고립된 북한에 34년 만에 진영을 다시 만들 수 있었다는 게 가장 큰 의미라고 보고요.

그리고 (러시아의) 푸틴 정권이 매우 어려웠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아닙니까. 북한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니까요. 그런데 김정은과 푸틴 사이에서 많은 딜(deal:거래)이 있었다고 봅니다. 무기, 기술뿐만 아니라 석유, 차량, 기계 등 많은 대가를 얻었을 겁니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보면, 푸틴과 협상을 잘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분들의 희생으로 많은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