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 쿠루스크에서 교전중 붙잡힌 러시아군 포로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에 대한 증언을 내놨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2일 우크라이나 매체 RBC는 우크라이나 군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라며,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잡힌 러시아 병사들로부터 얻은 심문 내용을 영상과 함께 보도했습니다.
한 포로는 북한 군대가 러시아 군대와 별도로 수용되고 훈련을 받았다면서 “이론은 없지만 많은 훈련을 한 군인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포로]저는 북한 군인들을 훈련장에서, 또 전선에서 봤습니다. 그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었는데, 사망자도 많고 부상자도 많았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머리가 없다'라고 말하며 어디로 어떻게 가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미친 자들입니다.
이 포로에 따르면 최근 전투에선 북한군이 먼저 투입되고 이후에 러시아군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또 이 포로는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 군을 향해 총을 쏘거나 부주의하게 무기를 다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포로도 북한 병사들이 훈련 중 자기 동료 병사의 다리에 총을 쏘거나 교관의 배에 총을 쏜 사례가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전투에 투입된 북한군인들의 러시아군과의 언어 장벽 역시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 러시아군 포로는 북한 병사들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크다며, “솔직히 북한 병사들과 멀리 떨어질수록 오히려 조용하고 평화롭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병사들은 하늘에 나는 것이 무엇이든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사격한다”며, “우크라이나 드론인지 러시아 드론인지 구별하지 못한 채 공격하고 심지어 격추시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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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한, 북한군과 마주했던 우크라이나 병사의 인터뷰 내용과도 상당히 유사합니다.
당시 우크라이나 제8특수작전연대 미하일로 마카루크(Mykhailo Makaruk) 작전 하사는 RFA에 북한 군인들이 무모하게 드론과 싸우면서 진격하며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드론 전쟁 전문가 페데리코 보르사리 유럽 정책 분석 센터 연구원은 23일 RFA에 "전투에 투입된 북한 군인들은 현대 전쟁에 대한 준비와 기술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근에는 기계화 지원 없이 개활지를 이동하던 중대 규모 부대가 간접 화력(박격포, 포병)과 FPV 드론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는 사례가 나타났다"고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군인들은 드론 대응 장비가 부족하고 엄폐물이 없어 쉬운 표적이 되었으며, 건조한 풀밭이나 나뭇잎 없는 수풀에 숨으려다 열 감지 장비에 의해 쉽게 식별된 경우가 많았다"라며 "특히 하얀 위장복을 착용하지 않아 눈 덮인 환경에서도 노출되기 쉬웠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과 전투를 벌인 가운데, 한국과 미국 당국에 따르면 이들이 전선에서 돌격대 역할을 맡아 소모되고 있으며, 최소 100명 이상의 사망자와 1,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 같은 손실을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북한 군인들의 시신을 처리하고, 심지어 얼굴을 태운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김상일